외로운 돌연변이 게롤트역이 어렵지 않은 이유는? 넷플릭스 ‘위처’의 배우 헨리 카빌이 밝힌,

 

헨리 카빌 나에게도 익숙한 외로움을 연기했다 <위처> 제작진에게 먼저 연락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밝힐 정도로 원작 소설, 게임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아버지한테 듣기로는 내가 3살 때부터 판타지 소설을 읽었다고 한다. 그만큼 이 장르의 팬이다. 잘 쓰인 판타지 소설이라면 언제든지 꺼내 읽고 열중할 준비가 돼 있다. 위처의 경우 원작작가 안제이 삽코프스키의 글 자체가 가진 힘이 막강했다. 우선 전형적이지는 않았다. 물론 엘프나 난쟁이, 노움 등 고대 종족이나 괴물, 마법사들이 등장한다는 점은 장르의 관습을 따른다고 할 수 있지만 위처는 그보다 훨씬 현실을 예리하게 반영한 부분이 많은 소설이다. 박해받은 폴란드 작가로서 유럽대륙에 대한 시각과 존재의 고독을 파고든 부분도 있다. 장르의 즐거움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는 드물다. 처음 소설을 읽었을 때 내가 완전히 푹 빠졌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게임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판타지 장르를 독자로서 읽고 즐기는 것과 배우로서 연기하는 색다른 경험일 것이다. 현장에서 더 높은 상상력과 창의적 연기가 필요한 장르인데.다행히 나는 CG와 특수효과에 매우 익숙하다. 내 커리어의 많은 부분을 그린스크린 앞에서 보냈으니.(웃음) 그런 작업이 일단 심리적으로 편하고, 바로 눈앞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작업에도 꽤 익숙해진 것 같다. 특히 <위처>를 찍을 때는 프로덕션 디자이너와 VFX 디자이너가 내 옆에서 지금 찍고 있는 장면이 어떤 모습이 될지 예상되는 이미지를 계속 보여줬다. 크리처의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며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미리 꼼꼼히 파악해 연기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어려웠던 점은 원작소설에서 게롤트가 한 페이지를 꽉 채워도 그 다음 장까지 이어지는 긴 독백을 보여주는 캐릭터라는 사실이다. 가급적이면 소설의 정통성을 계속하고 싶지만 TV 시리즈 스크린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다 그릴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작가가 자신만의 글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특정한 무언가를 자신의 연기를 통해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고, 전달자인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첫 번째 감정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첫 에피소드부터 안무처럼 탄탄한 액션 신이 돋보인다.이번에는 검을 잘 활용해야 했다. 촬영 시간이 워낙 촉박해 현장에서 습득한 뒤 바로 연기해야 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꽤 잘된 것 같다.(웃음) 특히 심취한 장면은 에피소드 1의 후반부 액션 장면이다. 프로덕션 스케줄상 시즌1 촬영의 맨 마지막에 이 장면을 찍었다. 에피소드 1에서 게롤트의 능력치를 처음 보여주는 장면이라 액션 구성에 개성을 더하는 동시에 이미 찍어둔 나머지 에피소드에서 게롤트의 스타일을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아주 섬세한 균형감각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서도 함께 출연한 무술감독 볼프강 슈테게만과 함께 액션 장면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다.

돌연변이 게롤트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만큼 주변으로부터 차별과 소외를 받는 캐릭터다.어렵지 않았다. 나도 많은 대중 속에서 살아간다는 점이 도움이 됐다.” 종종 존재의 외로움을 느끼곤 한다. 물론 옆에서 열렬한 환호와 지지를 보내주는 많은 팬들에게 감사하고 이들에게서 힘을 얻는 것도 사실이다. 살면서 그런 열정적인 사랑을 받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이라고 느낀다. 그러나 유명인사로 산다는 것은 자신과 자신의 작품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들의 평가나 비판과 마주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모두가 이 비즈니스의 자연스러운 일부다. 그래서 게롤트가 받는 관심, 그가 느끼는 고독을 표현하는 일이 나와 상당히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 지금 같은 일을 하기 전 소년 시절의 나는 완전히 평범한 사람이었다. 여러 면에서 위처라는 존재는 그리 생소한 게 아니라 나 자신의 일부를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씨네21 www.cine21.com 마닐라=글 김소미 사진제공 넷플릭스